소형차, 너무 안팔린다
국내 휘발유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음에도 소형차는 오히려 판매대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7월까지 소형차 판매실적은 11만6,19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 줄었다. 업체별로는 현대자동차 클릭이 7월까지 4,254대로 지난해 대비 41.3%, GM대우자동차 칼로스와 젠트라도 3,025대로 0.7% 감소했다. 반면 현대 베르나와 기아자동차 프라이드는 선전했다. 베르나는 1~7월 판매실적이 7,967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무려 106.7% 증가했다. 프라이드 또한 1만3,603대로 86% 늘었다. 업계는 베르나와 프라이드의 판매증가는 디젤차종이 추가된 덕분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두 차종의 판매증가에도 불구하고 소형차 판매비중은 지난해 1~7월 23.8%에서 올해는 23%로 0.8%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1~7월 휘발유 평균가격이 ℓ당 1,492원이었고, 올해의 경우 7월말 현재 1,555원에 달했음에도 소형차 비중이 낮아진 셈이다. 휘발유값 인상에는 아랑곳없이 경차 판매대수도 크게 뒷걸음쳤다. 마티즈의 경우 1~7월 판매실적이 2만2,037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업계는 이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소형차의 경우 국내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신규 구입차종이 준중형으로 넘어가며 판매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경차의 경우 정부가 경차 확대를 위해 마련한 다양한 혜택이 실질적으로 경차 구입자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풀이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차의 국내 판매비중이 줄면서 업체마다 내수보다는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소형차의 판매가 부진한 요인"이라며 "그러나 무엇보다 국민 소득이 증가해 큰 차를 찾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소형차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