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리터급 체어맨 출시에 앞서 현대차가 지난 3월 그랜저 2.7과 3.3에 이어 3.8리터급 모델(S380)을 선보인데 이어 기아차도 지난달 뉴오피러스를 출시하면서 기존 3.0리터급 모델을 없애는 대신 3.3리터급(현대 3.3람다엔진)을 추가했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최근 한층 고급화한 대형 승용차를 잇따라 출시하는 것은 국산 고급 대형 승용차 판매가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는 가운데, 가격으로 국산 대형 승용차와 직접 경쟁할 수 있는 수입차 판매가 급증하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올 1∼5월 국산 대형 승용차는 5만8545대가 팔려 국산 승용차 전체 판매량(36만4034대)의 16.1%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만3602대 판매량에 비해 34.3%나 증가한 것이다. 국산 전체 승용차 가운데 대형승용차의 판매비중은 2001년 8.5%에서 2002년 9.2%, 2003년 10.5%, 2004년 11%, 2005년 15.3%로 매해 높아가고 있다.
이와 함께 3000cc 이상 수입 대형승용차는 2000년 불과 956대로 국내 전체 대형승용차 판매의 10.2%를 차지한 것에서 2005년 9508대로 전체 비중의 18.7%를 차지한 데 이어 올 1?4분기까지 2535대가 팔려 전체 대형승용차 판매의 24.1%를 차지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체어맨 3.2와 3.6 모델과 비슷한 5000만∼6000만원 가격대의 렉서스 ES350은 지난 5월 한달동안 410대가 팔려 체어맨 900대의 절반 가량의 판매고를 보였고, 506대가 팔린 오피러스와 맞멎는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국산 대형승용차 판매를 위협하고 있다.
또 체어맨이나 에쿠스 등 국내 대표적인 대형 승용차와 가격대가 비슷하면서도 성능은 더 뛰어난 수입차들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어 국산 자동차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오는 20일 혼다코리아가 배기량 3.5 리터급의 고급 대형세단 `레전드'(6900만원대)를 국내 출시하는데, 레전드는 체어맨 3.6보다도 배기량은 더 적어도 47마력이나 더 높은 295마력의 힘을 지니고 있다. 이밖에 인피니티 M35나 캐딜락 CTS 3.6 등이 3000cc대 배기량을 가지고 있으면서 국산 대형승용차와 직접 가격 경쟁을 벌일 수 있는 모델로 꼽힌다.
쌍용차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고급 대형 승용차를 출시하는 것은 성능을 강조하는 동급의 수입차 모델이 계속 보강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산 대형차의 디자인은 물론 성능, 편의사양이 갈수록 고급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