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야? 아니면 광고야?" 광고는 '15초의 미학'이다. 기업들마다 짧은 시간 안에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화면 하나를 찍는데도 엄청난 정성을 쏟는다. 우여곡절 끝에 얻어낸 화면일수록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기 마련. 제작자들이 '난산 끝에 낳은 자식 같다'고 털어놓은 광고들을 살펴본다.
▲뉴체어맨 '촬영허가 받는데 한 달'
장엄한 폭포 앞을 시원하게 달리는 모습이 인상적인 쌍용 '뉴체어맨'광고는 촬영지인 남아프리카 오지로 차를 공수하는 데 애를 먹었다.
차를 실은 화물기는 서울을 떠나 유럽을 거쳐 2만km를 날아 남아공에 도착했다. 트레일러로 갈아탄 차는 잠비아의 촬영장까지 2000km의 열악한 도로 위를 꼬박 48시간 달렸다.
뉴체어맨이 빅토리아 폭포를 가로지르는 다리는 하필 잠비아에서 짐바브웨로 가는 국경.
짐바브웨는 공산국가에다 혼란한 내정으로 외국인의 출입이 쉽지 않은 곳이라 편지로 촬영 허가를 받는 데만 한 달이 걸렸다.
항공 촬영 역시 한 장면을 위해 국경을 수십 번 넘나들었는데 그때마다 검문소에서 매번 비자검사를 받았다. 제작자들은 '이렇게 힘든 촬영은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쏘나타 '더위와 보안 전쟁'
하얗게 눈부신 바닥 위를 미끄러지듯 질주하는 쏘나타와 여신 복장을 한 아름다운 여인들이 등장하는 쏘나타의 론칭광고는 심미적이고 우아한 비주얼을 극대화하기 위해 미국 솔트레이크 소금사막에서 촬영됐다.
평균 40도를 넘는 찌는 듯한 더위를 이기는 것도 어려웠지만 론칭되기 전에 촬영을 해야 했기에 디자인 보안이 최우선 과제였다. 디자인이 유출되면 그야말로 초대형사고. 보안업체까지 동원해 요원을 각지에 배치시키고 미국 현지인들의 디지털카메라 촬영을 금지시키는 등 삼엄한 경비 속에 촬영해야 했다.
▲K2 '눈사태 공포'
'K2'는 정통 등산 아웃도어 브랜드라는 사실을 부각시키기 위해 <반지의 제왕> 실제 촬영 장소인 뉴질랜드 '퀸즈타운'에서 눈덮인 험준한 산을 오르는 산악인의 모습을 직접 촬영했다. 해발 2000~3000m의 높은 산에서 눈사태와 눈보라가 때때로 몰려와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 실제 한 일행이 눈사태로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해 곤욕을 치렀다. 한 제작진은 "혹독한 추위, 눈사태의 위험과 싸웠던 그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덜덜 떨린다"고 털어놨다.
▲소빅스 '아기야 울지 마~'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영.유아 모델을 쓰는 경우도 애를 먹기는 마찬가지. 해맑게 웃는 3명의 아이들이 등장한 대교 '소빅스' 광고에는 아이들이 번갈아가면서 배고프다며 울고 장난치고 심통을 부리는 탓에 어르고 달래느라 제작진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특히 엄마와 아이가 눈빛을 교환하는 장면에 감독이 "엄마 쪽을 보고 웃어야지"라고 말하자 아이가 엄마 역을 맡은 연기자를 봐야 할지 실제 엄마를 봐야 할지 헷갈려해 촬영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고.
(일간스포츠 2004년 10월 12일자 22면 박미선 기자)
전상욱
2004-10-12 21:58
광고란게 만드는 사람은 피말리는군요 ^^
이태경
2004-10-12 23:26
고생해서 오지에 갔는데...차열쇠 놓고오면 모두 혀깨물고 자살하겠져...
김영환
2004-10-13 00:19
ㅡㅡ.. 차 열쇠 놔두고 오면 열쇠박스 다 뜯어버리겠죠 ㅋㅋㅋ
김은성
2004-10-13 22:16
의도적으로 뭔가를 만든다는 건 무지 힘든 일이죠.. 우린 그저 보고 웃지만...
고명현
2004-10-17 23:38
누가 직접 가서 찍으랬나? ㅡ.ㅡㅋ 그 비용이면.. 셋트만들기도 하겠다.. ㅡ.ㅡㅋ 우리나라에도.. 좋은 장소 찾아보면.. 많은데.. 거참.. 돈 뿌리고 다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