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대출사기 ,현역기자 통해 접근, 폐법인 노숙자등에 차량넘격
(대전·충남=뉴스1) 유진희 기자= 자동차 대출사기조직이 지역 언론 현직 기자를 소개책으로 끌어들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사기일당들은 지역 사회에서 언론인의 신뢰도가 높다는 점을 악용, 피해자들에게 접근하는 등 치밀한 수법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직접적인 접촉을 하지 않는 대신 지역 언론 현역기자를 통해 동료 언론인은 물론 대학교수, 출입처 공직자들을 소개 받는 방법으로 접근했다는 것.
이에 따라 중간 소개역을 맡았던 A기자(48)는 본인과 친분이 있던 동료 기자들과 출입처의 공무원에게 ‘용돈 벌이나 해보자’며 접근해 브로커인 맹모(40)씨를 소개시켜줬다.
이에 피해자 B모(60·대학교수)씨 등은 A씨를 믿고 맹씨를 따라 인천의 자동차 매매업체에 가서 차량구입을 위한 모든 자료를 제공했다.
자료를 받은 매매업체는 한 사무실 안에 자동차 매매상사와 자동차 보험대리점, 대출은행 대리점 등을 한꺼번에 준비해놓고 일사천리로 사기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중고차는 사자마자 바로 이전서류를 작성해야 빨리 되팔 수 있고 수속이 빨리 끝나 이익금이 많이 남는다’며, 빈 서류에 사인하게 했고 인감 등 주요 서류를 미리 제출케 했다.
이런 수법으로 차량을 사들인 사기일당들은 이미 확보한 서류를 이용, 폐업법인이나 노숙자에게 차량을 판 것처럼 하고는 이 차량을 그대로 렌터카 회사 등에 싸게 넘겨 3중으로 이득을 취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외제차라며 5000만원을 대출받게 하고 실제로는 2500만원짜리 중고차를 사 차액을 남긴 다음, 이를 다시 가짜매수인에게 1200만원에, 또 다시 렌터카 업체에는 1000만원 이하로 넘기는 수법으로 여러 차례 돈을 챙겼다는 것.
특히 대출금은 모두 내주겠다는 말만 믿었던 피해자들은 대출금 상환 독촉이 들어오자 이들에게 연락했지만 ‘3번 정도만 내주면 그 돈까지 돌려주겠다’는 말에 다시 한 번 속아 대출금을 내며 속수무책으로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한 번에 여러 대를 파느라 시간이 걸린다’, ‘해가 넘어가 차량 값이 떨어져 보전 비용이 필요하다’ 등의 속임수에 걸려 수백만 원씩을 추가로 보낸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소개역을 맡았던 A기자는 “자신도 속은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어 법적 소송이 불가피한 상태다.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대되자 피해자들은 “A씨가 소개비명목으로 1인당 200~300만원씩 최소 5000만원 이상을 챙겼고, 차량을 가짜 명의 이전한 폐업법인의 사외이사로 등재돼 있는 점 등을 감안, 같은 사기일당으로 봐야한다”며 A씨 등을 중앙지검에 고소한 것은 물론 그의 재산에 대해서도 가압류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특히 이들은 “A씨는 사건이 불거진 올 초 이후에도 일부 공기업을 찾아 사람들을 포섭하려는 등의 행동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언론인의 본분을 망각한 사기행태”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