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을 열고 닫는 컨버터블 모델인 오픈카는 스포츠카나 고급세단에서는 일반화됐지만, 차체가 큰 SUV에서는 흔치는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SUV도 오픈카 시대다.
랜드로버는 최근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컨버터블 모델을 생산해 내년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 판매한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SUV 브랜드로 꼽히는 랜드로버는 지난 3일부터 열리고 있는 2015 제네바모터쇼에서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을 공개했다. 랜드로버가 오픈카 컨버터블 모델 생산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헤일우드 공장에서 생산돼 내년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 판매되는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최근 런던 금융의 중심지인 카나리 워프(Canary Wharf)에서부터 히드로 공항까지 약 42km, 지하 40m 지점에서 건설중인 크로스레일 터널 건설 현장에서 시험주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영상 속 이보크 컨버터블은 이번 주행 테스트에서 차량 전체가 위장막으로 덮힌 채 루프를 열고 터널 속을 주행한다. 온로드 주행부터, 계곡 등 자연하천의 도강, 진흙 등 미끄러운 노면 주행, 기울어진 사면 경사로 돌파, 바퀴 중 일부가 공중에 뜬 채 암석 위 통과 등 실제 오프로드 주행 상황이 재현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은 세계 최초의 프리미엄 콤팩트 SUV 컨버터블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지만, 사실 SUV 오픈카는 쌍용차 코란도를 비롯해 닛산 무라노 크로스카브리올레(CrossCabriolet), 지프 랭글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닛산 무라노 크로스카브리올레는 지금도 미국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델로 세계 최초의 상시 사륜구동 방식이 적용된 SUV 오픈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무라노 크로스카브리올레는 2010 LA오토쇼에서 데뷔했는데, 그 이듬해인 2011년부터 미국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모험을 위한 혁신(innovation for adventure)’이라는 컨셉이 적용됐다. AWD 크로스오버의 활용성과 컨버터블의 오픈카라는 점에서 새로운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한다.
미국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무라노 오픈카는 배기량 3.5리터급 V6 엔진이 탑재됐으며, 최고출력은 265마력에 최대토크 33.2kg.m의 엔진 파워를 지닌다. 엑스트로닉 CVT가 탑재됐으며, 전륜구동 모델로 소프트탑이 적용된게 특징이다.
SUV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전세계 소비자들의 인기를 모아온 지프(Jeep) 랭글러도 SUV 오픈카에 속한다. 랭글러 루비콘과 랭글러 언리미티드 루비콘은 쉽게 분할 탈착이 가능한 프리덤 3피스 탑 루프와 조화를 이룬다. 직사각형의 바디, 원형 헤드램프, 7슬롯 그릴은 랭글러만의 독특한 디자인이기도 하다.
랭글러는 독자적인 오픈 에어 디자인을 갖췄는데, 랭글러 스포츠 모델에는 선라이더 소프트탑이 적용됐다. 특수 3중 소재로 만들어졌다.
랭글러 사하라 모델은 바디 컬러와 동일한 색상의 하드탑을 적용하여 도심에서도 어울리는 모던한 감성을 제공한다. 루비콘 모델은 블랙톤의 프리덤탑(Freedom Topⓡ) 하드 탑과 펜더 플레어로 거친 오프로드에 최적화된 외관이 눈길을 모은다. 모든 도어는 탈거가 가능하여 최대한의 개방감을 제공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랭글러 루비콘과 랭글러 언리미티드 루비콘은 락-트랙(Rock-Tracⓡ) 파트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을 채택하여 극한의 오프로드 주파 능력을 선보이는 게 장점이다. 배기량 2.8리터급 CRD 터보 디젤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200마력, 최대토크 46.9kg.m의 강력한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쌍용차가 선보였던 SUV 오픈카는 코란도 소프트톱을 꼽을 수 있다. 지난 1990년대부터 꾸준히 생산되어 판매됐지만, 정확한 제품 출시와 주기는 확인이 쉽지 않은 상태다.
참고로 지난 2005년까지 출시돼 판매됐던 뉴 코란도 오픈카는 소프트탑 모델로 1열은 루프가 있지만, 2열 공간은 개방되어 있다 소프트탑으로 커버할 수 있는 형태다. 높은 개방감과 스포티한 스타일을 만끽할 수 있다.
당시 오픈카였던 뉴 코란도 290SR은 배기량 2.9리터급 모델로 최고속도가 시속 145~149km를 발휘했으며, 최고출력은 120마력(4000rpm), 최대토크는 25.5kg.m(2400rpm)을 나타냈다.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던 뉴 코란도 230SR 오픈카는 배기량 2.3리터급 DOHC 엔진이 탑재된 가솔린 모델로 최고출력은 147마력(6000rpm)이었으며, 최대토크는 21.7kg.m(4000rpm)의 엔진 파워를 지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