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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작성자 [경상] 박태희
작성일 2012-12-05 (수) 20:50
ㆍ조회: 666  
IP: 113.xxx.181
(본격 란돌이 소설) 달려라! 란돌! 011


폭염 랠리


의견 정리를 마친 일행들은 다시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여기서 남자들이 웃옷을 벗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한사코 사양했으나, 남녀평등 성차별 운운하며 갖은 방법을 동원한 끝에 결국 항복한 지수와 민규가 웃옷을 벗고 수영복 차림으로 모래밭을 터벅터벅 걸어 내려갔다.
“우와, 지선 언니 민규 오빠 배에 식스팩 좀 봐~! 죽인다!”
“이것아. 침 좀 닦아. 그리고 너무 눈독 들이지 말아주련?”
헬스장에서 여름의 바닷가를 위해 필사적으로 쥐어짠 몸매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고, 그래서 민규는 기뻤다. 그리고 그의 뒤로 느긋하게 걸어오는 남자가 있었으니 지수였다. 민규와 비슷한 키에 좀 더 두터운 몸을 가진 그의 몸매는 조각 같은 민규와는 사뭇 달랐다. 배는 나오지 않았지만 식스팩은 밋밋했고, 그나마 팔뚝은 남달리 굵었다. 그리고 몸매가 잘 짜여 균형이 잡혀 있었다. 평소에 운동을 했다기 보다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자적 기인이 커보였다.
“와~!”
혜영과 혜수 자매와 지선 말고도 바닷가를 거니는 다른 아가씨들 까지도 이 두 남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민규는 그 조각 같은 몸과 준수한 얼굴에, 지수의 경우엔,
“저 남자 몸에 상처 좀 봐….”
지수의 몸에는 가슴과 어깨, 배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상처가 수북했다. 마치 찢어진 인형을 서툰 바느질로 수선한 봉제인형을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지수 오빠 몸에 그게 뭐예요?”
혜수의 질문에 뒤 따라오는 지수를 돌아본 민규는 헛바람을 들이켰다. 시큰둥한 표정을 지은 또래 청년이 수영복 바지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따라오는데, 온 몸에 흉터가 그득했기 때문이었다.  
지수는 그제야 고개를 숙이고 몸의 흉터를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는 중학교 때 수술한 자국이고, 여기는 자동차 사고 나서 부러진 자국이고, 그리고 여기는 웬 술취한 행인이 휘두른 칼에 베인 자국….”
“성형하면 지워지지 않나요?”
지선의 말에 지수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아니요. 얼굴 같은 데면 모를까. 옷 입으면 안 보이니까 됐어요. 흉터는 경험에 대한 기억이고 훈장이며 추억이라고 그러더라구요.”
혜영은 고개를 끄덕였고, 혜수는 헤~ 하는 표정을 지으며 그의 흉터를 손가락으로 건드려보았다. 그리고 해변의 대다수 아가씨들은 징그러운 벌레를 보는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지수의 흉터를 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버렸다.

오후 늦게까지 바다에서 할 수 있는 놀이란 놀이는 다 즐긴 사람들은 해가 뉘였뉘였 넘어갈 즈음 짐을 꺼내 바다가 보이는 숲에 텐트를 쳤다. 좀 더 경치 좋고 한적한 곳을 찾고자 했으나 지수의 강력한 주장으로 인해 근처에 다른 캠핑 족들이 있는 현 장소에 머물기로 했다.
“멀리 가도 똑같아요. 여긴 샤워 시설도 있고 화장실도 있고 쓰레기장도 있잖아요.”
“그렇게 자길 변호하지 않아도 옮기지 않을 테니 그만 둬요.”
지선의 지적에 지수는 코를 좀 벌렁거리는 것으로 심정을 대변하고는 주방장을 자처하는 혜영에게서 받아든 마늘을 까는데 정신을 집중했다. 옆에서 같이 마늘을 까고 있던 민규가 물었다.
“마켓에 가면 깐마늘이 있지 않나요?”
“집에 있는 마늘 가져왔어요. 시골에서 받아온 마늘이 많아서, 조금만 있어도 되는데 있는 걸 또 살 수는 없잖아요?”
비키니 차림으로 앞치마를 하고 파를 다듬고 있던 지선이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이 수전노.”
“악! 그건 우리언니에겐 칭찬이야! 지선 언니!”
텐트 안에 짐을 정리하고 기어 나오던 혜수의 외침에 지선은 방긋방긋한 혜영의 얼굴을 보고 짧게 혀를 차버렸다.
셔츠를 벗어 던지고 흉터 그득한 몸으로 그릴에 고기를 굽다 말고 지수가 고개를 돌렸다.
“텐트가 두 개 뿐인데. 인원 배정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러자 그릇을 준비하던 지선이 냉큼 민규의 옆으로 달라붙었다. 그 모습을 쳐다보고 있는데 등 뒤에서 누군가가 그의 두툼한 어깨에 손을 올렸다. 고개를 돌리니 혜수가 입가의 침을 닦는 시늉을 하며 징그럽게 웃고 있다.
“흐헤헤헤~! 지수 오빠랑 나랑 언니랑 이렇게 3P 콜?”
지수는 무표정하게 혜수를 쳐다보다가 집게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혜영 씨 이건 어떻게 할까요?”
“네, 노릇하게 구워주세요. 좀 태워도 상관없어요.”
눈을 가늘게 뜬 지수가 낮게 말했다.
“…들었냐?”
“앙-! 언니! 이 아저씨 너무 무서워-!”
어여쁜 외모에 넘치는 입담을 가진 떠들썩한 남녀들의 모습에 호기심을 느낀 이웃(?)에서 자기네가 만든 음식을 가지고 인사차 찾아드는가 싶더니 곧이어 캠핑을 빙자한 여름 바닷가의 조촐한 사교의 장이 벌어졌다.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뜨거운 밤과 20대의 공통분모라고 할 수 있는 술이 등장했고, 지수가 있는 텐트에서도 술판이 벌어졌다. 맥주로 시작한 것이었으나 나중에 가서는 이웃들이 가져온 소주와 양주 등이 섞이며 판이 커지기 시작했고, 가장 먼저 떨어져 나간 것은 혜영과 혜수 자매였다.
얼굴에 살짝 홍조를 드리운 아가씨들이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말했다.
“바람 좀 쐬고 오겠습니다.”
“예. 멀리 가지 마세요.”
고개도 돌리지 않고 지수는 말했다. 혜영은 억지웃음을 지었고, 혜수는 머리를 절절 흔들며 언니를 따라 일어섰다.
“나도 바닷바람 좀 쐬자…!”
“나도.”
민규의 옆에 앉아있던 지선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왜냐하면 남자들이 전혀 그녀들을 바라봐주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얼굴을 쥐어짜면 붉은 물이 떨어질 것 같은 지수가 씹어서 뱉듯이 말했다.
“자, 한잔 더 하시죠.”
“많이 취하신 것 같은데요?”
“아니, 아직 한참 멀었습니다.”
그에 반해 얼굴색 하나 바뀌지 않은 민규는 지수의 도전에 살짝 웃음 지으며 종이컵을 내밀었고, 주변에 몰려든 이웃 사람들은 흥미진진한 얼굴로 누가 먼저 나가떨어지나 내기를 걸거나 했다.
“그 모습을 뒤로 하고 아가씨들은 한적한 한밤의 백사장을 걸을 요량으로 해안으로 나갔다. 시원한 바닷바람에 약간 비릿한 냄새가 그녀들의 감성을 자극해왔다. 잠시 걷던 지선이 긴 머리를 쓸어 넘기더니 지나가듯이 물었다.
“그런데, 지수 아저씨는 누구 남자친구야?”
“엉?”
“응?”
보름달이 뜬 바닷가의 해변을 거닐던 쌍둥이 자매가 뒤를 돌아보았고, 지선은 그 모습에 피식 웃어버렸다. 얼큰하게 취해 있던 혜수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언니를 보면서 말했다.
“그 아저씨 필요 없으면 내게 양보하지 않겠… 아으아아~! 아파!”
여동생의 볼을 꼬집은 혜영은 코를 벌렁거리며 말했다.
“최소한 내게 양보할 생각은 없단다.”
“내가 갖기엔 싫고 남 주긴 뭣하다 이거지? 솔직하지 못하네.”  
“으흐흠-! 으흠-!”
거창하게 헛기침을 해대는 그녀가 앞서서 걷기 시작했다. 세 아가씨가 티격거리며 거니는 한밤의 백사장에 묵직한 발자국이 드리워졌다.
“여, 아가씨들. 한가해?”
“응?”
“우와~! 가슴 디따 큰데? 이히히히히~!”
혜영과 해수와 지선의 앞에 피가 끓어 넘치는 다섯 무뢰한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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핡핡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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