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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작성자 [경상] 박태희
작성일 2012-12-05 (수) 20:49
ㆍ조회: 733  
IP: 113.xxx.181
(본격 란돌이 소설) 달려라! 란돌! 010



폭염 랠리


8월의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해변에 정션튠이 되어 있는 진주색 구형 에쿠스 한 대가 바퀴를 반쯤 파묻은 채 주변인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구원요청을 받고 렉카 한 대가 기어들어왔으나, 그 역시 모래사장의 매력에 빠져 오도가도 못 하고 있었다.
“아니! 렉카까지 빠지면 어쩌자는 거요?!”
“그게 말입니다….”
렉카 기사의 당황한 목소리에 진주색 에쿠스 오너가 한심한 듯이 쳐다보았다. 헬스장에서 얼마나 운동을 한 것인지 헐크 같은 울퉁불퉁한 팔 근육에 커다란 가슴을 가진 사내가 험악한 얼굴로 렉카 기사를 몰아붙였다. 이 오도가도 못 하는 상황에서 방법은 한 가지 뿐이었다.
“중장비를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중장비? 굴착기라도 부르겠다는 거요?”
“예, 예….”
잠시 고민하는 헐크의 곁으로 누군가가 다가왔다.
“아까부터 봤는데, 제 차로 한번 해볼까요?”
하드를 입에 문 채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방만하게 서있는 평범한 젊은이였다.
헐크 사내는 코를 좀 벌렁거리더니 고개를 끄덕였고, 젊은이는 몸을 돌려 어디론가 가더니 잠시 후 하얀 코란도 한 대가 해변 모래사장의 언덕에서 모습을 드러내더니 모래밭을 헤치며 신나게 달려왔다.
“저거 코란도 잖아? 차가 무슨 탱크 같냐?”
헐크 오너의 감탄에도 불구 코란도는 익숙하게 에쿠스의 견인 고리에 천 와이어를 걸더니 그대로 후진으로 에쿠스를 노면으로 끌고 나가기 시작했다.
단숨에 뒤로 끌려간 에쿠스는 겨우 시멘트 도로로 나간 후 한숨을 쉬었다. 렉카를 돌려보내고 와이어를 정리하는 코란도 오너의 곁으로 다가온 헐크의 사내가 팔짱을 끼고 그를 잠시 보더니 뒷 주머니를 뒤적여 지갑을 꺼내 현금 5만원을 내밀었다.
“받으쇼.”
“예?”
무표정한 코란도 오너의 얼굴로 당황한 기력이 퍼졌다. 그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니, 그런 걸 바라고 도와 드린 게 아닌데요.”
“씁-! 사람을 뭘로 보는 거요. 받으라니까.”
돈을 억지로 그의 손에 쥐어준 에쿠스 오너는 지갑을 주머니에 다시 집어넣더니 말했다.
“뭐, 어쨌든 도와줘서 고맙소.”
“지금 그 인사만 받아도 되는데.”
사내의 말에 키가 큰 헐크는 코란도 오너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사람을 공짜로 부려먹고 히히덕 거리는 건 남자의 수치요. 최소한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인사를 인사, 사례는 사례. 알겠소?”
입을 헤 벌리고 한 남자의 인생철학을 듣고 있던 코란도 오너가 처음으로 푸근하게 웃어보였다.
“그거 정말 멋진 철학이네요.”
“어, 그렇소?”
어색하게 쑥스러워하는 헐크의 곁으로 혜수가 고개를 내밀었다.
“까꿍-! 지수 아저씨 여기서 뭐해요? 우와-! 근데 이 아저씨 몸 되게 좋네? 아저씨 친구에요?”
“예?”
“으잉?”
“다들 기다리니까 빨리 와요.”
혜수는 프하하 웃더니 다시 해변으로 달려갔고, 그걸 보고 헐크 사내가 말을 못하고 있다가 물었다.
“여자 친구요? 미인이시네.”
“아니요. 아는 사람 여동생입니다. 근데 약간 똘끼가….”
“똘끼?”
“근데 5만원은 너무 쎄다. 뭐 대단한 일 한 것도 아닌데, 3만원 합시다. 2만원은 친구들하고 저녁에 소주 한잔하세요.”
지수의 깨알 같은 제안에 헐크 사내는 심각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약간의 언쟁과 협의 끝에 견인료를 3만원으로 합의 보고 진주색 에쿠스의 헐크 사내와 헤어진 지수는 일행이 기다리는 해변으로 돌아가며 한숨을 쉬었다.
“망할…! 난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지수는 태양이 작열하는 한 여름의 바닷가에서 현실을 부정하려 노력했으나 저 앞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깔깔 거리며 돌아오는 아가씨들을 보고 그만 고개를 돌려버렸다.  
“야호-! 지수 오빠~!”
“아, 갑자기 두통이….”
해변 모래사장에 올라와 있는 지수와 뉴코란도의 앞으로 와서 헤헤 웃고 있는 아가씨들은 쌍둥이 자매 혜영과 혜수였다. 그리고 옆에는 그녀들의 친구가 함께 있었다. 이름은 지선이라고 했다. 셋 다 바다에 들어갔다가 나온 젓은 수영복 차림으로 깔깔 거리며 머리를 쓸어 넘기거나 했고, 8월 초입 평일의 해변은 고맙게도 한산한 편이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그들의 휴가가 우연으로 맞춰질 일은 없고, 며칠 전 그의 도움으로 차를 견인한 자매가 지수에게서 여름휴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자신들의 휴가날짜를 조절하면서 일어난 나이스 썸싱이 되겠다.
“괜찮아?”
“응.”
부드러운 목소리와 상큼한 대답이 오고갔다. 지수가 고개를 돌린 곳에서는 한편의 드라마가 촬영되고 있었다.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모래 둔덕에는 코란도와 일행들의 차가 주차되어져 있었는데, 그 중에는 검정색 그랜져HG도 한 대 끼어 있었다. 그리고 그 그랜져의 옆에는 어느새 파라솔과 조립식 테이블이 설치되어져 있고, 그 위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주식챠트를 넘겨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난 준수한 외모의 남자가 타올을 가져다 우아하게 걸어오는 지선의 어깨에 올려주고 있었다.
이쪽은 무슨 광고라도 찍는 거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지수는 짜릿한 현실의 공기에 정신이 아찔해지는 기분을 느끼며 낮게 중얼거렸다.
“돌겠네….”
“예?”
젖은 머리카락을 질끈 짜낸 다음 포니테일로 올려묶은 혜영이 다가와 묻자 찡그린 지수의 눈이 0.001초 동안 그녀의 F컵에 머물렀다가 고개를 기울이는 혜영의 얼굴로 옮겨졌다.
“좋은 곳이네요.”
“아, 네. 동생이 아는 곳이라서. 저도 처음 왔어요.”
그때 옆에서 듣고 있던 혜수가 잘록한 허리에 양손을 얹고 의기양양하게 대답했다.
“에헴~! 전 남자친구랑 왔었지. 유명한 대형 해수욕장에 비해서 규모면에선 못하지만 나름 경치도 좋고 이만하면 괜춘하지 않아? 그 자식이 숨겨진 명소에 빠삭했거든.”
“그런데 그 자식이라는 친구는 왜 같이 안 데려왔어요?”
혜수가 눈을 빛내며 지수에게 도전적인 시선을 보냈다.  
“헤어졌어요. 바람 피우다 걸려서.”
“그 자식이?”
“아니, 내가. 오하하하하하!”
지수는 깔깔거리는 혜수를 좀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리더니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1박2일이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일정에 대해서 좀 들어볼까요.”
지수는 그렇게 말하며 혜영을 보았다. 혜영은 혜수를 보았고, 혜수는 지선과 그녀의 남자친구 민규를 보았다.
민규는 푸근하게 웃으며 말했다.
“가까운 호텔을 예약할까요?”
“어, 난 그냥 쳐다본 건데. 근데 지선 언니 남자친구 참 곱다. 법학도라고?”
우아하고 지적인 외모의 지선이 처음으로 경계하는 모습으로 민규의 팔을 잡아끌었다. 그리고 눈매를 살짝 찡그리며 말했다.
“남에 물건 노리지마.”
코를 좀 벌렁거린 혜수가 고개를 돌리더니 코란도 앞에 서 있는 남자를 쳐다보았다. 지수의 옆에는 언니인 혜영이 있었으나 두 사람의 사이는 그리 가까워 보이지 않았다.  
“왜요?”
지수의 물음에 혜수는 헤벌쭉 웃어보였다.
“그냥요.”
“싱거운 아가씨네. 바닷물에 한번 더 들어 갔다와요.”
지수의 농담에 세 아가씨와 민규가 피식 웃어보였다. 여행을 제안한 혜수가 짐짓 정색을 하고 목을 고르더니 입을 열었다.
“오험! 모처럼 속세를 벗어나 바다에 나왔으니 세상만사 모든 번뇌를 잊고 영혼을 정화할 수 있도록 협조 부탁드립니다. 해서, 오늘은 여기서 캠핑을 하고자 하오니….”
“어엉?”
모두의 시선이 지수에게 돌아갔다. 본의 아니게 목소리를 높인 지수는 모두의 시선을 받게 되자 머리를 좀 긁으며 대답했다.
“야영을 하자고요? 여기서?”
“예.”
눈을 가늘게 뜨고 사람들을 쳐다본 지수는 몸을 돌려 다시 한 번 한적한 해변가를 두리번거렸다. 그리고는 혜수의 계획을 정면으로 반박하려 했다. 그렇다. 하려 했다. 하지만 혜수는 생각보다 눈치가 빠른 여자였다.
“나는 반…!”
“다수결의 원칙! 캠핑 할 사람 손!”
민규와 지선이 손을 들었다.
“처음부터 캠핑하러 온 거였잖아? 설명 안 해줬어?”
“저는 단순히 바닷가에 간다는 말만 듣고 왔습니다. 캠핑의 캠도 들어본 적이 없어요.”
“사실 저도 꽤 기대하고 와서….”
혜영도 베시시 웃으며 슬그머니 손을 들었다. 지수는 코를 좀 벌렁거리더니 혜수를 보았고, 혜영의 쌍둥이 여동생이지만 성격은 반대인 혜수는 프하하 웃으며 외쳤다.
“반대 1 찬성 3으로 오늘 여기서 캠핑 결정!”
좀처럼 표정의 변화가 없는 지수는 잠시 혜수를 쳐다봐 준 다음 현 상황을 인정하고 거기에 자신을 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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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썼다가 먹고 살기 바빠서(귀찮아서) 쳐박아 뒀던걸 요새 심심해서 완성했습니다.

좀 허술하지만 재미 삼아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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