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왔습니다 --
낚시라 함은 강건한 낚시대에 얇은 줄을 묶어 중간에 찌를 끼우고 봉돌을 달아 찌끝이 수면에 살짝 떠오르게 만든 후 바늘을 묶어 바늘 끝에 삶은 콩 하나 혹은 새우 한마리를 꿰어 물속 바닥에 가라앉혀 붕어가 미끼를 물어 찌가 떠오를 때 챔질을 하는 고도의 사냥술이다.
본시 물속 생물중 가장 겁 많고 먹성이 까다로운 것이 붕어이다
그들은 시끄러워도 안먹고 ,안오며 , 불빛이 보여도 안오고, 고양이 발자국 소리에도 10리는 달아나는 유약하고 음서적인 생물이다.
규중 처녀처럼 얌전히 먹이를 먹는 탓에 선비들은 그들이 먹고 올리는 찌의 모습을 마치 서서히 떠오르는 달 이라 표현한다.
한약의 으뜸 재료인 그들의 육신보다 그들의 정적인 성품과 몸짓을 더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선비의 몸가짐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붕어는 나이가 들수록 그 정숙함이 도를 더하여 정정숙숙 얌전하고 조용해진다.
그리 3년을지나 준척이 되며 5년을 지나 월척이라 하여 30.3cm를 이룰 때 비로서 붕어로서 대우를 받으며 7년을 넘어서 40cm를 이룰 때 4짜라 부르며 모든 낚시꾼의 선망의 대상이된다.
그 녀석을 안아보는 낚시꾼를 4짜 조사님이라 하여 꾼 사이에서도 존칭을 붙여 존경을 표한다.
그러한 대형붕어를 잡는 것은 낚시꾼 사이의 꿈이며 영광이다. 이에 숨죽여 기다리며 숨어있듯 정정숙숙히 몇날밤을 기다린다. 이는 범이 사슴이 놀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니 지(智)라한다
몇날 몇일의 정성이 하늘에 닿아 찌가 솟을 때 낚시꾼은 순간의 환희를 맛보며 용이 승천하듯 순식간에 낚시대를 들어올리니 이를 勇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