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지나가는 여름에는 재수강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성적표 속의?학점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성적표에 하나둘 새겨지는 학점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학점수가 너무도 다양한 까닭이요,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너무 복잡한 까닭이요, 헤아려 봐야 평균과 다를 이유가 없는 까닭입니다.
A 하나에 기쁨과 B 하나에 안도와 C 하나에 쓸쓸함과 D 하나에 괴로움과 F 하나에 어머니,어머니!
어머님, 나는 학점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전공수업에 대출을 해줬던 아이들의 이름과 포트리스,메가패스,워크래프트. 이런 이국 단어들의 이름과,
벌써?인터넷 폐인이 된 기숙사 넘들의 이름과,
가난한 동기,선배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들은 현실과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A학점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시골에?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궁금해 이 복잡한 학점이 내린 성적표 위에 내 이름자를 쓱 보고, 얼른 봉투 속으로 넣어 버리었습니다.
밤을 새워 마시는 넘들은 부끄러운 학점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계절이 지나고 나의 학점에도 족보가 먹히면 버들골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적힌 성적표에도 자랑처럼 A+가 무성할 거외다.
?
[서울] 김병욱
2012-03-24 08:01
ㅎㅎㅎ 힘 내세요. 저도 20년이 훌쩍 넘은 대학생활이
가끔 그리워 질 때도 있습니다. A+많이 많이 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