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할인 '약발' 먹힌다
최근 자동차 시장 수요침체에 따라 업계가 이달부터 내세운 파격적인 할인이 내수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소비진작 차원에서 검토중인 개별소비세 (옛 특소세) 감면이 시행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 백만원대의 할인과 초저리할부, 리스료 지원 등이 소비자들의 구매수요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재고 차량의 경우 대부분 이번 달내로 소진되기 때문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15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약 5천대 이상 계약이 이뤄졌다. 이는 11월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거의 전월 판매량(6천1대)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 회사 이필재 마케팅부장은 "무이자 할부, 전차종 100만원 할인 등으로 12월 판매조건을 강화했고, 전통적으로 12월 재고 차량이나 연식 변경전 할인을 기다리던 소비자들이 집중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은 이달부터 현금 및 정상할부로 차를 구입하는 고객들에게 유류비 100만원을 지원하는 한편 고객의 형편에 따라 할부원금과 할부기간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을 새롭게 진행중이다.
GM대우 차량을 판매하고 있는 대우자동차판매도 10일 기준으로 판매량이 전월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부산지역 완성차 5사 판매집계도 10일 기준으로 지난달 동기 대비 38% 가량 판매량이 늘어났다. 차급별로 보면 준중형 판매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모두 300대 가량 팔렸는데 이는 전월 동기의 140대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중형차 판매도 5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경기에 차급 선호도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셈.
혼다코리아도 12월부터 지난 9월 인상가격 전보다 싸게 팔면서 전월 대비 30% 가량 판매증가 효과를 보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최근 두 달새 판매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자 12월 한 달간 어코드와 레전드를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등록세와 취득세를 지원하고, CR-V와 시빅 구매고객에게는 취득세를 지원하는 차값 인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BMW코리아는 이번 달 5시리즈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6개월간 리스료를 대신 내주는 특별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 6천750만원인 528i의 경우 선납금 30%, 30개월간 월 61만343원을 납부하고 3년 후 상환 유예금 60%를 지급하면 차를 가질 수 있다.
BMW코리아 PR팀 정영미 차장은 "5시리즈에 대한 구매문의가 지난달에 비해 늘었고 계약률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간 이견으로 개별소비세 감면이 적용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소비자들이 신차구입의 기회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때문.
이에 대해 기아차 부산지역본부 관계자는 "어차피 개별소비세 감면여부는 1월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번 달에 재고가 정리되면 다음달은 이 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없다"면서 "고객들도 이를 잘 알기 때문에 12월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말 가동중단을 예고한 완성차 업체들은 이같은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상황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할인 판매 등으로 12월 들어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동중단 일정이 수시로 바뀔 정도"라고 말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