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도 사람처럼 날씨에 민감하다. 추울 때와 더울 때는 물론 요즘처럼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는 쉽게 몸살이 난다. 게다가 겨울 동안 급격한 기온 변화, 눈, 염화칼슘에 시달려 상태도 엉망이다. 이를 방치했다가는 차를 자주 운전하는 봄에 갑작스런 고장으로 낭패를 당하는 것은 물론 사고로 목숨까지 위태롭게 된다. 자신과 가족을 위해 자동차도 봄맞이 준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실내외 세차
봄을 개운하게 맞이하려면 우선 사우나부터 해야 한다. 제설용 영화칼슘, 바닷가의 염분, 온천지역의 유황성분으로 시련을 겪은 차체 밑바닥과 휠하우스(바퀴집)을 깨끗이 씻어줘야 부식을 막을 수 있다. 자동세차장을 이용하기보다는 1만~2만원 정도 비용을 들여 전문 세차업체에 맡기는 게 낫다.
◆찌든 악취 제거
목욕을 한 뒤 일광욕까지 한다면 자동차는 물론 운전자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겨우내 창문을 닫고 히터를 사용했기 때문에 차 안에서 묵은 냄새가 나게 마련이다. 날씨 좋은 날 매트를 걷어내고 트렁크도 열어 햇볕에 말리고 압축공기 청소기로 구석구석 불어줘야 한다. 퀴퀴한 냄새가 실내에서 많이 난다면 사과 1~2개를 듬성듬성 썰어 곳곳에 놓아둔다. 사과가 악취를 흡수해 상쾌한 기분으로 운전할 수 있다.
◆후미등 점검
안개가 자주 발생하는 봄에는 뒷모습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전조등, 방향지시등 등 차 앞에 달린 등화장치는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제동이나 후진할 때 사용하는 뒷부분 등화장치는 눈으로 이상여부를 알기 힘들어 고장이 나도 방치되는 사례가 많다. 후미등이 고장나면 추돌사고를 당할 수 있는데, 안개가 자욱할 때는 더욱 위험해진다. 정비업체에 들를 때 등화장치를 꼭 점검해 본다.
◆트렁크 청소
이왕 몸단장에 나선 김에 다이어트도 한다. 가장 손쉬운 다이어트는 트렁크를 비우는 것으로 사람으로 치자면 '숙변'을 제거하는 셈이다. 숙변으로 가득 차 무거워진 차는 기름을 많이 먹게 된다. 타이어도 빨리 닳는다. 트렁크를 차지하고 있는 겨울용품과 온갖 잡동사니 등 안전과 관계없는 물품은 치워둔다. 스노체인 등 녹슬기 쉬운 용품은 방청제를 뿌려 비닐봉지에 밀봉해 보관해둬야 오래 쓸 수 있다.
◆오일 점도 확인
체력이 떨어졌다면 보약 한 재를 먹여주는 것도 괜찮다. 보통 겨울에는 워밍업과 급격한 기온 변화로 엔진오일 점도가 많이 떨어진다. 점도가 낮다면 깨끗한 엔진오일로 갈아준다. 엔진 성능이 개선돼 힘이 세진다.
마지막으로 엔진 및 히터 점검, 오일 보충 등을 공짜로 받을 수 있는 자동차 봄맞이 점검 서비스 일정도 꼭 챙겨둔다. 2~3월에 무상 점검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자동차메이커들과 손해보험사들이 많다. 일정과 장소는 각 회사 홈페이지에서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