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앞으로 쌍용차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원 결정에 따라 회생여부가 판가름 나겠지만 회생절차에 착수하는 것과는 별도로 쌍용차가 독자생존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비관적이다.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을 평가할 수 있는 최우선 항목은 신차 개발 능력이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경우 지난 1999년 합병 이후 지금까지 50종(현대차 22종, 기아차 28종)의 신차를 출시했지만 이 기간 쌍용차가 선보인 신차는 5종에 불과하다. 그나마 렉스턴과 카이런, 액티언 등은 지난 1998년 쌍용그룹 와해 이전부터 추진해 온 프로젝트로 지난 10년 간 새로 진행된 신차 프로젝트로 보기 어렵다. 지난해 선보인 체어맨W는 새로 개발된 플랫폼이지만 파워트레인을 메르세데스-벤츠로부터 수입해 독자기술 비중이 너무 낮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시장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과거 코란도, 무쏘 시절의 쌍용차는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지만 이후 선보인 신차들은 완성도는 물론 인테리어 등 감성품질도 경쟁업체에 못 미친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러나 완성차 업체가 갖는 연관산업 및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시장논리로만 평가할 수 없다는 게 쌍용차 처리의 딜레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시장논리로만 따지면 쌍용차는 과거 외환위기 때보다도 경쟁력이 떨어져 사실상 퇴출시키는 게 정답이겠지만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판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상하이차의 ‘먹튀’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벌써부터 업계에서는 SK그룹, 포스코 등 직·간접적으로 자동차 산업과 연관을 가진 국내 자본에 쌍용차를 매각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쌍용차의 급작스러운 법정관리 신청에는 심각한 단기 유동성 문제가 배경이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8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쌍용차 이사회에 간사로 참여했던 최상진 쌍용차 상무는 12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달 20일쯤 부도를 맞을 가능성이 있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등 다른 대안을 선택하기 힘들었다”며 “운영자금이 바닥난 상황에서 시간적으로 법정관리 외에는 선택할 수 없어 이사회에서도 (법정관리안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