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코란도 훼밀리(88년), 무쏘(93년), 뉴훼밀리(94년) 등으로 국내 SUV 시장을 주도하며 2002년 50만대를 돌파했다. 이후엔 뉴코란도(1996년), 렉스턴(2001년), 카이런(2005년), 액티언(〃) 등이 쌍용차 SUV의 명성을 이어왔다.
쌍용그룹은 1986년 동아자동차를 인수, 쌍용차로 이름을 바꿨다. 쌍용차 SUV의 전성시대는 1992년 독일 벤츠와 전차종에 대한 제휴계약을 맺고 난 이후부터다. 이후 쌍용차 최초의 고유독자모델인 무쏘를 내놓으며 국내 SUV시장에서 ‘무쏘돌풍’을 일으켰다.
무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12년간 쌍용차 SUV 대표모델로 수많은 무쏘마니아들을 만들었다. 무쏘는 쌍용차가 2005년 중국 상하이오토모티브그룹에 편입되면서 ‘카이런’으로 바통을 넘겼다.
하지만 쌍용차는 쌍용그룹에서 다시 대우그룹(1998년 1월~2000년 4월)으로 넘어간 뒤 대우가 쓰러지면서 워크아웃에 들어갔다가 2005년 상하이차로 넘어갔다. 하지만 4년만에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쌍용차는 원래 올해 쌍용차 최초로 모노코크 방식(차체껍데기와 뼈대가 일체형으로 된 것)으로 생산하는 도심형 SUV인 ‘C200’를 출시하려고 했다. 쌍용차는 차체를 지탱하는 뼈대가 있고 그밖에 차체가 씌워진 형태인 프레임방식으로만 생산, 차가 무겁고 연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때문에 쌍용차는 C200을 통해 ‘SUV의 부활’을 꿈꿨지만 법정관리 신청으로 무산되기에 이르렀다. 심지어 상하이차가 국내에 출시되기도 전에 C200의 기술을 이미 전수받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법정관리 기업이 만드는 차라는 점 때문에 애프터서비스나, 중고차 가격 등을 감안해 구매를 망설일 가능성이 높다”며 “쌍용차가 뒤쳐지는 프레임방식의 SUV 차종 몇대로는 경쟁력을 갖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가 다시 살아나는 길은 매각과 자체회생 두가지이지만 현 시점에서 매각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회생절차를 통해 살아나는 방법이 거의 유일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실시해 몸집을 줄인 뒤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지금은 법정관리 신청으로 주주권리를 박탈당한 상하이차가 적극적 지원에 나선다면 상하이차가 경영권 유지를 한 채 다시 쌍용차를 이끌어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