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식 기아차 봉고트럭(적재량 1t)의 중고차 가격이 신차 판매가보다 100만~200만원 더 비싼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아차의 일선 영업소나 본사 특판팀에서는 이런 상황을 활용, 이달 한 달간 특별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영업사원이 해당 차량 소유주를 찾아가 소유주에게 "신차 값보다 더 비싸게 쳐줄테니, 기존차를 처분하고 신차를 구입하라"고 권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2007년식 봉고의 신차 출고가는 1100만원 선이었는데, 현재 중고차 매입가격은 1200만~1300만원입니다. 2년 타면 보통 차량 가치가 30~35% 깎이는 게 보통인데요. 오히려 돈을 더 받고 되팔 수 있으니 소유주 입장에서는 귀가 솔깃할 겁니다.
이런 기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최근 이라크에서 재건 관련 특수로 한국 소형트럭 인기가 높은 데다, 최근 달러에 대한 원화환율이 1300원대로 치솟으면서 수출업자가 큰 재미를 보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라크에 수출이 가능한 소형트럭이 2007년식 기아차 봉고뿐이라는 겁니다.
현재 이라크에는 신차로 판매된 지 2년 이내의 중고차 수출만 가능합니다. 게다가 'TCI'라는 구형 디젤엔진이 장착된 차량만 원한다고 합니다. 신형 'CRDi' 엔진은 현지에서 수리할 만한 인력·장비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라크가 원하는 구형엔진 트럭은 현대·기아차 중 기아차만 2007년 말까지 생산했습니다.
현대차 포터는 2006년부터 전부 신형 디젤엔진을 달았습니다. 이 때문에 2007년식 봉고와 같은 연식의 현대차 포터는, 신형엔진을 달고도 봉고보다 400만원가량 낮은 850만원밖에 못 받습니다. 중동지역 중고차 수출업자인 안모씨는 "현재 2007년식 중고 봉고는 물건이 동난 상태"라며 "해당 차량 소유주라면 지금 중고차로 파는 게 돈 버는 길"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