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3개월 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졌지만 주유소의 기름값은 더디게 내리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1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인 두바이유 가격은 17일 61.31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는 지난 7월3일 배럴당 140.7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3개월여 만에 56.4%나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주유소 기름값 하락률은 이에 훨씬 못미친다. 지난 7월16일 ℓ당 1947.75원까지 치솟았던 경유값은 지난 18일 1608.42원으로 내렸다. 하지만 하락률은 17.4%로 국제유가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올릴 때는 대폭 올리더니, 내리는 것은 왜 이리 더디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정유업계와 주유소업계는 이와 관련, 환율과 세금 등에 따른 영향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의 국제 경유가격(싱가포르 현물시장가)은 배럴당 96.1달러로 7월 첫째 주의 178.1달러에 비해 46.0% 하락했다. 하지만 이를 원화로 환산해보면 1168.8원에서 797.8원으로 내려 하락률은 31.7%로 낮아진다.
또 주유소 가격에는 세금과 유통비용, 마진이 포함되기 때문에 이를 포함해 하락률을 계산하면 인하율이 낮은 것처럼 보인다는 게 주유소 업계의 주장이다. 즉 원화로 환산한 국제경유 가격이 50% 내려 이를 모두 국내 주유소 판매가에 반영하더라도 25% 정도만 인하할 수 있다는 것이다.
10월 둘째 주 주유소 경유 판매가인 ℓ당 1647.20원 중 세금이 620.59원(유류세 470.84원, 부가세 149.75원)이며 유통비용과 마진은 100.87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