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보다 싼 휘발유 ‘기현상’
국제 휘발유 가격이 원유가격을 밑도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최종 소비제품인 휘발유의 실제 소비가 예상보다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인데 결국에는 원료인 국제 원유에도 가격 하락 압력이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4일 한국석유공사와 글로벌 에너지정보 제공업체인 플래츠에 따르면 지난 1일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된 국제 휘발유(옥탄가 92 기준) 현물가격이 배럴당 120.18달러로 같은 날 두바이유 현물가격(120.45달러)을 밑돌았다. 휘발유가 두바이유 가격보다 낮게 거래된 것은 2001년 8월2일 이후 7년만에 처음이다. 당시엔 아시아 외환위기 영향으로 세계 휘발유 수요가 급감, 국제시장에서 휘발유를 싼값에 처분하기 위한 정유사들이 덤핑에 나서 휘발유가와 원유가 가격 역전이 발생했었다. 휘발유와 원유 가격차는 지난 2월27일 17달러까지 벌어진 이후 계속 줄어들어 5개월여만에 역전된 셈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이문배 석유시장분석실장은 “세계 경기 침체 등으로 휘발유 수요가 줄면서 휘발유 가격 하락이 빠른 속도로 일어나고 있다것”이라며 “투자자들의 석유 수급전망이 반영되는 원유시장보다 제품시장에서의 실제 소비감소가 더 빨리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향후 원유 시장에도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