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차량 10대 중 3대꼴로 사용연한·마모한계를 넘어섰거나 표면 손상이 심해 안전에 문제가 있는 타이어를 단 채 운행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10대 중 8대꼴로 타이어 공기압이 적정 상태보다 10% 이상 많거나 적어 사고위험에 노출돼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대한타이어협회와 함께 차량 1051대의 타이어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15일 발표하고, 타이어에 대한 운전자들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전체 조사 대상 중 32.8%의 타이어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문제 유형으로는 노화에 따른 균열 발생(29.6%), 마모 한계 초과(27.2%), 못 박힘(20%), 사이드월(타이어의 옆면) 손상(11.3%) 등이었다. 승용차 851대를 대상으로 한 타이어 공기압 조사에서는 127대(14.9%)만이 공기압이 적정한 것으로 나타났고, 550대(64.6%)는 부족, 174대(20.5%)는 과다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비업체의 타이어 공기주입기 344대 중 110대(32%)만이 허용 오차 이내의 정밀도를 보였으며, 나머지는 지나치게 적거나 많이 주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펑크 등 타이어 관련 문제를 경험한 운전자가 884명(79.6%)이나 됐지만, 243명(23.2%)만 한 달에 한 번 이상 타이어를 점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검을 안 한다는 운전자도 139명(13.9%)이나 됐다.
소비자원 김종훈 부장은 "공기압이 부족할 경우 타이어 마모나 연료 소모가 심해지는 것은 물론, '스탠딩 웨이브(Standing Wave)' 현상이나 타이어 파손이 발생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탠딩 웨이브 현상이란, 고속 주행시 타이어가 지면과 맞닿는 부분의 뒤쪽이 부풀어 올라 물결처럼 주름이 생기는 것으로, 심할 경우 타이어가 터지게 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원은 타이어공기압 자동감지시스템(TPMS·Tire Pressure Monitoring System)의 장착이 필요하다고 보고, 제조사에 장착을 권고하기로 했다. 한편 작년까지 3년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타이어 관련 사고는 614건이었으며, 이중 56명이 숨지고 199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