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값 급등으로 SUV 판매 직격탄… 쌍용차 경영위기 맞나
쌍용자동차가 휘청거린다. 올 1분기 340여억원의 순손실에 이어 경유값 급등으로 주력 제품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직격탄을 맞았다. 일부 생산 라인은 부분 휴업에 들어갔다. 대주주인 중국 상하이차의 책임론도 거론된다.
◇생산 물량 감축=쌍용차는 21일부터 6주간 경기도 평택공장 조립 1라인의 주·야간 2교대 근무 형태를 야근 1교대로 전환했다. 야간 8시간만 공장이 가동되기 때문에 생산라인 절반이 중단된 셈이다. 렉스턴, 액티언을 생산하는 조립 1라인은 이미 지난해 11월말부터 지난 2월까지 한시 휴업을 했다. 당시 노사는 "더 이상의 휴업은 없다"고 합의했지만, 상황 악화로 다시 주간 근무 중단을 결정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재고가 쌓여 감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부분 휴업 결정은 노사 양측이 위기에 대한 인식을 공유한 결과"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이와 함께 지난 3월 출시 이후 판매가 순조로운 체어맨W 생산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노조가 사실상의 임금 하락을 감수하면서도 사측의 제안을 따른 것은 그만큼 쌍용차가 처한 상황이 어렵다는 점을 반증한다. 감산 결정이 임시방편에 불과한데다 부분 휴업동안 임금 70% 정도를 지급키로 결정, 고정비 부담은 줄지 않았다는 점에서 쌍용차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경영위기 오나=쌍용차는 지난해 1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 3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올들어 줄곧 뒷걸음질이다. 지난 1분기 매출 6770억원으로 지난해(8338억원)보다 18.7% 떨어졌다. 특히 영업손실 275억원, 당기순손실 342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달 렉스턴, 액티언, 카이런 등 SUV 전 차종 내수 판매가 지난해에 비해 50% 안팎씩 급감했다. 경유값 인상에 따른 디젤차 판매 감소는 업계 전반의 문제지만, 체어맨 외에 대체 차종이 없는 쌍용차로서는 치명적이다.
이런 상황 속에 지난해말 237개였던 쌍용차 대리점이 5개월 만에 221개로 주는 등 판매망 동요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쌍용차 경영진도 지난 9일 내부 위기 대책 방안을 내놓으며 '최악의 판매상황' '경영위기의 직격탄' 등으로 현 상황을 표현했다.
쌍용차 안팎에서는 2005년초 쌍용차를 인수한 상하이차의 경영 방침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쌍용차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상하이차가 지난 2년간 신차개발 등 투자를 방치한 결과가 지금의 상황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상하이차는 쌍용차 자체에서 투자 자금을 조달하길 바라는 듯한 행보를 보여왔다"며 "체어맨W 하나로는 현 상황을 버티기 힘들기 때문에 상하이차와 공동으로 진행중인 중국 진출 문제나 상하이차 계열의 신차를 국내에 들여오는 방안 등이 해결될 때까지 위기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