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LPG 차량의 재발견
[쿠키 경제] 기름값 급등에 힘입어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LPG 차량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10여개 모델이 경쟁하며 전성기를 달렸지만 휘발유 차량에 비해 힘이 딸리고 충전소 부족, LPG 관련 세금 인상 등이 겹치며 서서히 시장에서 외면당했다.
그러나 최근 경제성이 주목받으며 판매량이 반등하는 중이다. 신형 LPG 차량도 속속 출시돼 당분간 LPG차 강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차량용 LPG 평균 가격은 ℓ당 946원으로 휘발유(1768원), 경유(1716원) 값의 각각 53%, 55% 수준이다. 휘발유, 경유와 달리 LPG 값은 지난 1월 952원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연비가 다른 연료를 사용하는 차량의 70∼80%에 머무는 점을 감안해도 유류비가 적게든다. 여기에 같은 배기량의 세단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보다 300만원 이상 저렴한 차값에 7∼10인승 자동차세 감면 혜택, 환경개선부담금 면제 등을 감안하면 경제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런 추세 속에 기아자동차 카렌스는 지난 1월 1014대, 2월 888대, 3월 1522대에서 지난달 2334대로 판매가 급증했다. 지난해 4월(1696대) 보다도 37.6% 늘었다. 카렌스는 LPG 차량 비율이 99%를 차지한다.
그랜드 카니발은 지난 한달동안 1446대가 팔려 전달보다 60대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디젤 모델이 150대 정도 줄고 LPG는 210대 증가했다.
배출가스 허용 기준 강화로 1년3개월간 생산이 중단됐던 GM대우 LPG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도 재출시 이후 순항 중이다. 지난달 20일부터 판매에 들어가 10일 동안 다마스 622대, 라보 204대 실적을 올렸다.두 차종은 현재 주문량만 3950대에 이른다.
LPG 차량 상승세는 경유값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SUV 판매 실적과 비교하면 확연해 진다. 경유를 연료로 쓰는 SUV 중 지난달 판매량이 전달보다 늘어난 차량은 GM대우 윈스톰 하나 뿐이다. 쌍용차 렉스턴은 52% 떨어졌고, 현대차 투싼, 르노삼성 QM5, 기아차 쏘렌토도 20% 이상 미끄러졌다.
자동차 업체들은 LPG 차량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최근 LPG 경차가 허용되면서 뉴모닝 LPG 모델을 개발중이다. 내년 4∼5월 선보일 예정이다. GM대우도 마티즈 후속 모델과 지난해 6월 단종된 레조의 뒤를 이을 7인승 다목적 차량 등에 LPG를 적용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