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국내 처음으로 10일간 시승행사 열어벤츠, 2002년 개발… 현대차는 시범운행중상용화하려면 수소의 안전성 문제 해결해야
6일 낮 12시30분쯤 서울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 주차장.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산악인 엄홍길씨를 비롯한 20여명의 유명 인사들이 수소를 연료로 하는 BMW 하이드로젠7 4대에 나눠 탔다. 이들은 하이드로젠7을 타고 올림픽공원 주변을 돌며 주행성능과 안전성을 테스트했다. 이에 앞서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전시행사도 열렸다.
이 자리에서 BMW의 마이클 모이러 수소 인프라 총괄담당자는 수소차의 친환경성을 증명하기 위해 하이드로젠7의 배기관을 통해 흘러나온 물을 직접 마셔 보이기도 했다. BMW코리아의 김효준 사장은 "수소차의 본격 등장은 이제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BMW 수소차, 국내에서 첫 시승행사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수소차 바람이 국내에도 상륙했다. BMW는 6일부터 오는 15일까지 10일 동안 77명의 오피니언 리더와 30명의 일반인을 상대로 수소자동차 시승행사를 갖는다. 이번 행사를 위해 BMW는 경기도 이천에 임시 수소 충전소를 설치했다. 액화수소를 연료로 한 수소차가 국내 도로를 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기간 동안 BMW는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에 BMW 특별관을 마련, 일반 관람객에게도 하이드로젠7을 공개할 예정이다. 하이드로젠7은 액화수소와 휘발유를 함께 사용하는 수소차로 상용화 전(前)단계에 와 있다. 12기통 엔진에서 260마력의 힘을 발휘하며 최고속도는 230㎞/h이다. 한 번의 수소 연료 충전(200㎞)과 가솔린 주유(500㎞)로 총 700㎞의 주행이 가능하다. 니키 가브런 런던 시장과 아널드 슈워제네거 미 캘리포니아 주지사,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 같은 명사들이 이미 리스(lease) 형식으로 타고 있다.
◆세계는 이미 수소차 개발 전쟁
수소차 개발 경쟁은 30년 전부터 시작됐다. BMW는 1978년 화석연료 고갈과 이산화탄소 배출에 따른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BMW클린에너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수소차 개발을 진행해왔다. BMW와 달리 혼다와 메르세데스-벤츠, 포드는 수소연료전지차량을 개발 중이다. 혼다는 2002년 수소연료전지차량인 FCX를 개발, 미국과 일본에서 리스 판매를 시작했다. 올 여름에는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FCX 클래러티를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소비자에게 리스 판매할 예정이다. 혼다코리아 이승원 팀장은 "혼다의 FCX 클래러티는 2010년 일반에게 1000만엔 정도에 판매될 것"이라며 "2015년까지 500만엔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지난 2002년 수소연료전지 차량인 A클래스 F-Cell을 개발한 후, 세계 각국에서 성능 시험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선 현대기아차가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04년부터 미국 에너지성이 주관하는 연료전지차 시범운행 및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9년까지 수소연료전지차 34대를 주요 도시에서 시범 운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012년 양산을 목표로 조기 실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용화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자동차 회사들은 "2~3년 내에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말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휘발성이 강한 수소의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고 수소충전소를 비롯한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수소차
수소를 이용한 미래형 친환경차. 수소는 배기가스가 전혀 없고 공급도 무제한이란 점에서 미래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기술개발방향에 따라 수소를 직접 분사해 폭발하는 힘을 이용하는 수소엔진차(BMW)와 수소를 이용해 발생한 전기를 이용하는 수소연료전지차(혼다·벤츠·현대기아)로 나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