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 기름값 깎아주니 중고차 없어서 못파네
5월부터 경차에 대한 유류세 인하 계획이 확정되자 중고 경차 시장에서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경차 인기가 올라가며 중고 경차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한 것. 중고차 가격은 시간이 갈수록 하락하게 마련이어서 이 같은 현상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경차 유류에 부과된 유류세(휘발유 ℓ당 300원, LPG ℓ당 147원)를 환급하는 법안은 지난달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에 따라 40ℓ 연료탱크를 가진 경차가 가득 주유했을 때 1만2000원이 절감된다. ℓ당 휘발유 값이 1700원을 넘어섰기 때문에 15% 이상 할인 혜택을 보는 셈이다.
국내 최대 중고차 쇼핑몰인 SK엔카에 따르면 기아차 모닝 중고차 시세는 전월 대비 30만원가량 올랐다. 이에 따라 2004년형 SLX 모델은 680만원, 2006년형 SLX 모델은 800만원 선에서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SK엔카 관계자는 "오프라인 직영 매매센터에는 중고 모닝 매물을 확보하기가 무섭게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회전율이 높다 보니 거래건수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SK엔카에 등록된 모닝 매물 수는 지난 1월에 전달 대비 2배로 늘었고, 2월에는 1월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단종된 기아차 비스토, 현대차 아토스도 다시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 심지어 대우 티코, 구형 마티즈도 찾는 사람이 많아져 시세가 오르는 추세다. 특히 경차는 특소세, 취득세, 등록세가 면제되기 때문에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현행 경차 범위를 1000㏄까지 확대하는 주차장법 개정안과 도시교통정비촉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치는 이달 하순부터 새로운 법이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