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충원기자
"낮에 자동차 전조등(헤드라이트)을 켜면 교통사 고가 줄어든다" "전조등을 낮에 켜면 기름값도 더 낭비되고 오염물질도 더 많이 배 출된다" 낮에 자동차 전조등을 켜야할까, 말아야할까를 두고 말이 엇갈려 운전자들을 헷 갈리게 하고 있다.
국립환경연구원은 18일 휘발유 자동차가 낮에 규격품(55W) 전조등을 켰을 경우 와 껐을 때보다 연료비는 시간당 135원(2.7%)이 낭비되고, 오염물질은 1㎞당 0.02g (2.6%)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대용량(100W) 전조등을 켰을 경우에는 연비는 시간당 270원이 낭비되고, 오염물 질은 1㎞당 0.06g(2.7%)이 늘어났다.
연구원은 이를 근거로 "자동차 760만대가 대낮에 전조등을 항상 켜고 다니면 연 료비는 연간 5천억원이 낭비되고, 오염물질은 3천t 더 배출될 것"이라며 "고유가 시 대를 맞아 맑은 날은 전조등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건설교통부나 교통안전공단측 의견은 거꾸로다.
이들은 지난해 말 전국 버스공제조합의 조사 결과를 근거로 낮에 전조등을 켜고 운행한 결과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4.4%, 관련 사망자 수는 23.2%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국 버스공제조합측은 주간 점등 운행을 한 기간 교통사고 감소비용은 2천106 억원으로 연료비용 등을 감안하더라도 1천519억∼1천941억원의 편익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건교부는 이를 바탕으로 도로교통법을 고쳐 이르면 2005년부터 사업용 자 동차에 자동등화장치(ALS)를 부착, 야간뿐만 아니라 주간 점등운행을 의무화하는 방 안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주간 전조등 점등 의무화는 일단 수면 아래로 잠복한 상태다.
건교부 관계자는 "우리가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게 아니라 행자부나 경찰청과 협의해서 도교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협의 과정에서 자동등화장치 센서가 눈.비 등 에 민감해서 오작동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와 논의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올해 들어 주간 전조등 점등 의무화를 검토해본 적조차 없다" 고 설명했다.
환경연구원측은 "한국은 낮이 길고 밝기 때문에 낮이 짧고 안개가 끼는 북유럽 이나 북미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주간 전조등 점등 의무화 필요성 자체를 부인했다.
한편 울산시는 올들어 주간 전조등 켜기 운동을 벌였으며 프랑스에서도 정부가 교통사고를 줄이려고 모든 차량에 대해 주간에도 전조등을 켜고 운전하는 방안을 지 난달 31일부터 내년 3월27일까지 시험 적용하기로 했지만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지난 달 30일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며 거리 시위를 벌이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