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번호판 규격 미국차에 맞춰달라"
[중앙일보 허귀식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자동차 등록번호판 형식 교체에 대해 미국 정부가 이의를 제기했다.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열린 한.미 통상 현안 점검회의에서 미국 측은 한국이 자동차 번호판을 바꿀 경우 미국산 자동차의 형식을 고쳐야 한다며 번호판을 개정하더라도 현행 미국차 번호판에 맞는 규격으로 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외교통상부가 12일 밝혔다.
건설교통부는 현행 번호판(335㎜×170㎜)보다 큰 새로운 규격(520㎜×110㎜)을 다음달까지 확정, 고시한 뒤 2006년 말부터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건교부는 기존 자동차와 생산 모델은 현행 번호판 규격을 계속 사용할 수 있으나 새 자동차 모델은 새로운 번호판 규격에 맞춰 형식승인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미국은 새 번호판에 맞는 자동차를 개발하려면 모델당 700만달러(약 80억원)의 비용이 들어가므로 미국차에 맞는 번호판으로 개정해 달라는 입장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미국차 때문에 번호판 규격 자체를 바꿀 수는 없으므로 미국 측에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